와, 드디어 [피검]이 끝났습니다! 와! 와!!!!!!!!!!! 뭐랄까. 엄청 큰 프로젝트 하나를 끝낸 기분이 드네요. 너무 행복합니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재촉하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그냥 온전히 제가 하고 싶고, 좋아서 적은 소설이었는데, 같이 노는 친구들 외에도 구독자가 생기는 걸 보면서 조금은 뿌듯...
"아...!" 여울이 다급히 몸을 일으키려다, 더 이상의 힘이 없는지, 혼자 일어설 수도 없는 몸을 검에 지탱해 겨우겨우 일어섰다. 품을 뒤적여보니, 산이 악기를 수집하라던 병은 제 역할을 다 한 건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고, 소환진이 그려진 양피지만이 손에 잡혔다.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양피지를 펼치던 여울은 멍하니 그것을 손에 쥐고 고뇌했다. ...
"하루가... 내 동생이, 내 눈 앞에서 죽었어." 울컥. 한 마디씩 말을 내뱉을 때마다 피를 토하는 모습임에도, 여울은 가만히,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설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하루 대신... 네가, 고생했다고... 해주면 안 될까.." 염치없지만, 좀 뻔뻔하고 싶네... 입 안 가득 올라차는 피를 머금어서일까, 끝을 예감해서일까. 먹먹하게 잦아드는 목...
"우리... 이제, 끝내자." 시야가 뿌옇게 가려지고, 눈물인지, 너덜너덜하게 헤진 마음인지 모를 것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거칠게 찢어지는 숨소리와 겨우 버텨선 몸이 검을 짓눌렀다. "-." 얼핏, 설의 목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다. 너는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차마 진짜 설일까봐, 그 시선이 원망일까봐. 검을 밀어넣으며 바라보지 못하고 여울은 ...
"제자, 도망가." "... 하, 이번엔 또 무슨 헛소리를..." 입으로는 부정하지만, 여울의 목소리 또한 떨렸다. 잠시나마 정신을 차린 걸까. 아까 농락당한 것은 잊을 수 있을 만큼이나, 고통스럽고 애처로운 목소리에 여울은 손에 쥐고 있던 검조차 놓칠 듯 했다. "자꾸, 설을 가지고 날 농락하지 마." 진실도 거짓도 더 이상 확인할 수 없을 것만 같아, ...
"푸핫-" 여울의 말에 설이 소리내어 웃었다.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는 말을 들은 것처럼. "쳐죽일놈의 새끼라... 나쁘지 않네." 어깨를 으쓱이던 설이 다시금 성큼, 여울에게 다가왔다. "그럼, 어디 한 번 해봐. 나를 더 즐겁게 해보라고." 설은 여울의 옆에서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곁눈질 하듯, 여울을 내려봤다. "뭐, 그 몸으로 상처 하나...
쾅, 콰앙-. 여울과 설이 서로에게 겨눈 검이 부딪힐 때마다, 천둥이 치듯,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졌다. 살아남은 자는 모두 도망가고, 주위에 맴도는 것은 죽은 자들의 침묵뿐. 딛고 있는 것은 누군가의 피요, 발에 채이는 것은 누군가의 육신이었던 것. 고요 속에서 두 사람의 숨소리와 검이 부딪히는 소리만 맴돌았다. 이미 서로의 옷과 몸에는 생채기와 눌러붙은 ...
정화. 초석. 제물. 그리고, 일방적인 학살. 퉤-. 여울이 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자신의 얼굴에 끈적하게 흘러내리는 침을 제 손으로 슥, 닦아내면서도 설은 그저 웃어보일 뿐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마. 설이 너따위한테 잠식당할리 없어." "하하, 그것 참 눈물겨운 말이군. 내가 눈물을 흘릴 수 없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말이야." "아쉬워마. 곧...
"... 설...?" 깊고 어두운 밤하늘처럼 짙은 흑색의 머리카락. 그와 대조되는 별처럼 빛나는 은회색의 눈동자. 얼굴에 만연한 장난스러운 미소. 그 모든게 설이었다. 하지만. 온 몸을 뒤덮은 검붉은 피. 요사스레 제 입술을 훑는 피보다 짙고 붉게 새빨간 혀. 붉은 왼쪽 눈에 형형하게 일렁이는 푸른 요기. 그리고... 들어올린 팔 소매가 찢어진, 검푸른 의...
통신구는 이미 제 기능을 못 한지 오래. 버펫의 저택도 반파되었고, 살아있는 마법사는 얼마 있지도 않으며, 마나석마저 대단위 인원을 이동시킬 수는 없는 형편이었다. 따라서 무식한 방법일지라도 직접 걸어갈 수 밖에 없었다. "어린아이, 노약자와 환자들은 최대한 보낼 수 있는 만큼 먼저 마탑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나와 함께 간다." 여울이 마법사들을 모아놓고 자...
툭, 투둑...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하나, 둘, 천천히 떨어지던 빗방울은 어느새 쏴아아- 거센 소리를 내며 온 세상을 적셨다. 머리카락에 덕지덕지 눌러붙은 핏자국을 씻어내고,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과 함께하며, 여울의 몸을, 마음을, 심장을. 끊임없이 적셨다. 어느새 울음을 멈추고 초점을 잃은 공허한 눈으로 여울이 멍하니 해랑을 바라보다, 비를 맞고 ...
"스승!!!!!!!" 쓰러져있는 해랑을 그 누구보다 먼저 발견한 여울이 다급히 뛰어갔다. 아침 햇살처럼 찬란히 빛나던 금발은 검붉은 피로 물들었다. 부드럽고 늘 쫑긋거리던 귀는 그 생기를 잃었다. 푸른 하늘같던 눈동자는 빛이 바랬다. 해랑의 앞에 선 여울이 무릎을 꿇고, 떨리는 손으로 해랑을 끌어 안았다. 미약하고 가쁜 숨소리가 들려왔다. "스승, 정신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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